3-‘아버지’라는 이름을 그리워하며,...(2)
인생1./ Naked Life1. 2007/07/15 07:20
3. ‘아버지’라는 이름을 그리워하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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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아버지가 시도 때도 없이 보고 싶다.
내가 힘들수록 아버지가 보고 싶다.
살아 계실 때는 그토록 진저리 치게 부딪쳤는데…그 아버지가 보고 싶을 뿐이다. 만나면 수도 없이 다투기만 했는데도 이유 없이 보고 싶을 뿐이다.
아버지가 살아계셨거나 살아나신다 하더라도, 나와 아버지의 관계는 옛날로 돌아갈게 뻔한데도, 아버지가 보고 싶다.
만약 살아 계시다면 병들고, 힘들고, 몸은 더욱 나빠지고, 남들에게 상처까지 입고서 허덕이며 사는 막내아들을 아버지는 옛날처럼 타박하실 것이고, 나는 형들 앞에서 나를 몰아세우는 아버지가 야속해서 대들거나 아예 얼굴까지 외면할 지경으로 내몰릴 텐데도 ....그런데도 그 아버지가 보고 싶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야 내가 아버지살아생전에 잘못했다거나 아버지가 안 계시다는 사실이 마음 한구석을 허전하게 한다거나... 하는 생각이 아니고, 막연히 아버지가 보고 싶을 뿐이다.
내 형제들은 어떤 심정으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내 경우에는 내가 살아가는 여건이 힘들수록, 아버지라는 이름이 떠오르거나 아니면 아버지라는 이름을 떠 올리는 자체만으로도 스물 스물 다가오는 막연한 그리움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를 때가 많다. 특히 내 몸이 심한 화병으로 시달리던 2001년 여름부터 2002년까지는 저녁 때 술 한 잔을 마시고 나면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
이 그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 무엇이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덩어리’가 목구멍 깊숙이 치밀어 오를 때면 ‘아버지라는 이름’을 불러도 보고 소리 내어서 울고도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생각만으로 그치고 말았다.
내 지난 과거, 그리고 4년 동안의 뼈 속까지 절인 경험들, 앞날에 대한 불안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등이 뒤엉켜 지난 4년 동안은 5월이면 ‘회심곡’을 들으며 지냈다. 5월뿐 아니고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울 때면 장사익의 ‘하늘가는 길’과 김영임의 ‘회심곡’을 즐겨 듣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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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에 스스로 선택해서 한 자살의 대가로 내 평생을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가 오랜 세월 나를 짓눌렀고, 앞으로도 짓눌러야 하니..... 기막힐 노릇이다.
1년에 몇 번을 ‘오랫동안 참아 왔던 눈물이 솟고’처럼 눈물이 솟아나더라도 입술 깨물면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말들은 임희숙이 부른 ‘나 하나의 사람은 가고’에 나오는 가사이지만, 이 노래를 처음 접했던 80년대 중반부터 내 인생 주제가처럼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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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합병증이 심해져서 ‘몸이 망가지는 게 가속화 된다.’는 점이다. 미래가 불확실한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 오고 있다.
앞에서도 수 없이 말했듯이 내 몸에 남아있는 RH-787의 독성으로 인한 수많은 병리 현상에다 당뇨병으로 인한 당뇨 합병증들도 시간이 갈수록 그 증상이 심해지고 있다. 여기다가 한 술 더 떠서 RH-787을 음독한지 28년(30)이 지난 지금은 RH-787의 독성이 가져 온 또 다른 후유증으로 ‘파킨슨씨병’ 증세까지도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산 것 만이, 내가 경험하는 것만이, 내가 부딪치는 것만이, 내 몫의 진정한 인생살이다.”라는 생각 아래 지난 26년 동안 내 나이의 남자들이 하는 것은, 할 수만 있으면 ‘흉내라도 내면서’ 살아 왔다.
진짜로 힘들고 아프더라도 죽는 순간까지라도 자존심만큼은 지키며 살아보려는 ‘내 삶에 대한 실존적 몸부림’이 내 정신적?육체적 지주 노릇을 하고 있다.
내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이해할 능력이 있는 형제들도, 지난 26년 동안 미친 듯이 살아 온 나의 생활 방식만을 보고 착각을 하고 있다.
이 기회에 1970년대 중반이나 후반에 RH-787로 음독을 했었던 음독 자나 ―(아직까지 살아있다면)― I형 당뇨병으로 인해서 (특히 연소형인 경우....) 몇 십 년 이상의 오랜 시간을 인슐린주사를 맞으면서 사는 인생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밝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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